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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예일대 교수 “이준석 ‘미스터 린턴’ 발언, 미국이면 그날로 퇴출”

김정웅 2023. 11. 6. 22:37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자신을 찾아온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부르고 영어로 말을 건 데 대해 현직 미국 예일대 
교수가 “미국 유력 정치인이었다면 그날로 퇴출”이라고 했다.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당신은 우리와 다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같이 적었다. 나 교수는 서울대 의학대학원,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뉴욕대 정신과 레지던트를 거쳐 현재 미국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 교수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라며 “실제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미스터 린튼(Mr. Linton)’
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당할 것”
이라며 “정치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할 
사건”이라고 했다.

나 교수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4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회를 위해 선교, 의료, 
정치적 기여를 한 집안의 60대 명문대 의대 교수인 백인 남성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젊은 정치인이 그 정도 인식 수준과 
행동을 보인 점에서, 또 그 행동이 잠재적인 이민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이 행동이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한 명의 행동이 우리 사회를 대변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런 행동은 지속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앞서 이 전 대표 지난 4일 부산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 방문한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미스터 린턴(Mr. Linton)’이라고 부르면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The real patient is in Seoul)”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당안팎에서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전 대표는 모욕주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서 “모욕주기 위해 
영어로 한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말을 영어로 했을 것”이라며 “(인 위원장의) 언어 
능숙치를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그게 인종차별적 편견이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6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영어로 쓴소리 듣고 다 좋은데, 전라도 말로 거시기 
한 것은 영어를 구태여 안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가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나는 전라도에서 제 아들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영어로 그리고 마치 외국인 취급하듯 해서 조금 섭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60년 이상 한국에서 살았다. 그는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특별귀화 1호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