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을 등반하려고 영암에 간 등산객이 한적한 마을 길을 걷고 있었다. 길가에는 금계국, 꽃무릇, 빗살현호색, 목백일홍, 만화방창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등산객은 지상에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지리산 제일 봉은 천왕봉인데 월출산 제일 봉은 천황봉이구나. 훗날 황제가 태어난다는 뜻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상념에 잠겨 걷는데, 어라! 저 어록이 무어지? 길갓집 쪽문에 '多不有時'라는 한자 경구가 적혀있다 한참을 보았지만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多不有時' '많다, 아니다, 있다, 시간?' '시간은 있지만 많지 않다는 뜻인가?' 등산객은 자신의 지식을 총 동원해 한자의 뜻을 풀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심오한 뜻을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학식이 풍부하고 인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