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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고분 천마총의 "천마도" 감상

김정웅 2023. 4. 14. 10:33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경주 천마총 장니 '천마도'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신라의 대표적인 유물인 천마도는 올해로 발굴 50주년을 맞이했다. 

천마도는 수학여행의 추억과 국제적인 역사도시인 경주를 대표하는 유물 이상의 의미이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천마처럼 1500년 전 유라시아 대륙과 맞닿으며 거대한 국가로 

웅비하려는 신라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가히 ‘천마도 코드’라고

해도 될 정도의 천마도 안에는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난 50년간 한국과

라시아의 숨은 관계를 상징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유물로 자리매김한 

천마의 기원을 살펴보자.》

 

천마총의 원래 이름은 경주 고분 155호분이었다.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선택된 155호분은 8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경주를 대표하는 고분 ‘천마총’으로

다시 태어났다. 바로 그 안에서 발견된 ‘천마도’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고분의 

주인공을 알면 ‘능’이라 붙이고 모르면 ‘총’이라 붙인다. 

 

이렇게 주인공을 모르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유물로 그 고분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일제강점기부터 생겨난 관습이다. ‘금관총’ ‘금령총’ ‘서봉총’ 등이 그렇다. 물론, 

이런 명명법은 신라 왕족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 

 

155호분은 일제강점기 이후로 최초로 발굴된 대형 왕족 고분이라 ‘천마총’이라 

붙여졌지만 그 이후에 발굴된 98호분은 그냥 ‘황남동의 큰 고분’이라는 

뜻의 황남대총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하튼 무덤의 이름을 결정할 정도로 천마도의 느낌은 강렬하다. 신령한 말이 구름 사이를 

헤엄치는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한 느낌이 든다. 천마도는 가로 75㎝, 세로 56㎝, 

두께 0.6㎝ 크기의 자작나무 껍질을 앞뒤로 덧대어 만든 말다래(障泥)를 말한다. 

 

말다래는 달리는 말의 발굽에 차인 진흙이 기마인의 다리에 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왕족이 말을 타고 행렬을 인도하면 그 양옆을 장식하는 화려한 장식이니 

단순한 실용성을 넘어 가장 화려한 상징이다.(중략)

(출처: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