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 어머니 말씀...

김정웅 2023. 8. 20. 11:13

 

세수 남 보라고 씻는다냐?

머리 감으면 모자는 털어서 쓰고 싶고,  
목욕하면 헌 옷 입기 싫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것이 얼마나 가겠냐만은 날마다 새 날로 
살아라고 아침마다 낯도 씻고 
그런거 아니냐... 

안 그러면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낯을 왜 만날 씻겠냐?

고추 모종은 아카시아 핀 뒤에 심어야 되고,
배꽃 필 때 한 번은 추위가 더 있다.

뻐꾸기가 처음 울고 세 장날이 지나야 
풋보리라도 베서 먹을 수 있는데, 
처서 지나면 세 솔나무 밑이 
훤하다 안 하더냐.

그래서 처서 전에 오는 비는 약비고, 
처섯비는 사방 십리에 천석을
까먹는다 안 허냐. 

나락이 피기 전에 비가 쫌 와야 할텐데...

들깨는 해 뜨기 전에 털어야 꼬타리가 안 
부서져서 일이 수월코, 

참깨는 해가 나서 이슬이 말라야 
꼬타리가 벌어져서 잘 털린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든 살펴 봐 
감서 해야 한다. 

까치가 집 짓는 나무는 베는 것 아니다.

뭐든지 밉다가 곱다가 허제... 밉다고 다 
없애면 세상에 뭐가 남겠냐?

낫이나 톱 들었다고 살아 있는 나무를 함부로 
찍어 대면 나무가 앙 갚음하고,

괭이나 삽 들었다고 막심으로 땅을 찍으대면
땅도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 쓸데 없는 말은 있어도 쓸데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나뭇가지를 봐라.

곧은 건 괭이자루, 휘어진 건 톱자루, 
갈라진 건 멍에, 벌어진 건 지게, 
약한 건 빗자루, 곧은 건 
울타리로 쓴다.

나무도 큰 놈이 있고 작은 놈이 있는
것이나, 야문 놈이나 무른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람도 한가지다. 

생각해 봐라. 

다 글로 잘 나가먼 농사는 누가 짓고, 
변소는 누가 푸겠냐?

밥 하는 놈 따로 있고 묵는 놈 따로 있듯이, 
말 잘 하는 놈 있고, 힘 잘 쓰는 놈 있고, 
헛간 짓는 사람 있고, 큰 집 짓는 
사람 다 따로 있고, 

돼지 잡는 사람, 장사 지낼 때 앞소리하는 
사람도 다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라도 없어 봐라. 그 동네가 잘 되겠냐.
내 살아보니 그닥시리 잘난놈도 
못난놈도 없더라.

허기사 다 지나고 보니까 잘 배우나 못 
배우나 별 다른 거 없더라.

사람이 살고 지난 자리는, 사람마다 손 쓰고 
마음 내기 나름이지, 많이 배운 것과는 
상관이 없는 갑더라. 

거둬감서 산 사람은 지난 자리도 따뜻하고, 
모질게 거둬들이기만 한 사람은 그 사람이 
죽고 없어지도 까시가 돋니라.

어쩌든지 서로 싸우지 말고 도와 가면서 
살아라 해라. 

다른 사람 눈에 눈물 빼고 득 본다 싶어도 
끝을 맞춰 보면 별 거 없니라. 

누구나 눈은 앞에 달렸고, 팔다리는 두개라도 
입은 한개니까 사람이 욕심내 봐야 
거기서 거기더라. 

갈 때는 두손 두발 다 비었고. 

말 못하는 나무나 짐승에게 베푸는 것도 
우선 보기에는 어리석다 해도 
길게 보면 득이라. 

모든게 제 각각, 베풀면 베푼대로 받고, 
해치면 해친대로 받고 사니라.

그러니 사람한테야 굳이 말해서 뭐하겠냐? 

내는 이미 이리 살았지만 너희들는 어쩌든지 
눈 똑바로 뜨고 단단이 살펴서, 마르고 
다져진 땅만 밟고 살거라.

개가 더워도 털 없이 못 살고, 뱀이 춥다고 
옷 입고는 못 사는 것이다.

사람이 한 번 나면, 아아는 두 번 되고 
어른은 한 번 된다더니, 

어른은 되지도 못하고 아아만 또 됐다. 

인자 느그들도 아아 들이 타던 유모차에도  
손을 짚어야 걷는 다고 하니

세상에 수월한 일이 어디에 있냐?

하다 보면 손에 익고 또 몸에 익고 그러면  
그렇게 용기가 생기는 것이지

다 들 그렇게 사는 것이지~ ~.

- 한마디 한마디가 금과옥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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