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2사단에서 대대장으로 근무 하던중 겪었던
일 하나 소개 하겠습니다.
저는 96년도 1월에 대대장으로 부임을 했는데 그해 9월에 잘 알려진바
있는강릉 잠수함 침투 대간첩 작전이 있었죠.
50여일 동안 실제 상황속에서 초긴장속에 작전에
참여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마지막 공비 2명은 제 대대 작전지역에서 발견이 되어서
그 다음날 상황이 종료 되었었는데요.
공비를 신고했던 병사는 인헌무공훈장에 제대 할때까지 휴가를 받아서
2달여의 휴가 끝에 전역신고만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대대 중대장, 참모들과 천도리에서 술을 200만원어치 먹었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이 얘기가 아니고 대대 군의관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군의관은 통상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마친 사람이 오는 자리인데
우리 대대 군의관은 전문의가 보직이 되었었습니다.
건강도 안 좋았지만 최소한 연대급의 군의관은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대위 계급으로 대대로 오게 되었죠.
그런데 온지 한 2달쯤 지나 연대 RCT훈련이 있었습니다.
연대장 재임기간중 한번 하는 전술훈련 평가가 그것입니다.
그때가 5월 중순쯤 되었었는데 날씨는 초여름의 날씨 였었죠.
처음 시작은 연대 전체가 전술적 행군을 하는 것으로 시작이 됩니다.
행군을 하면서 여러 상황조치를 하는 훈련인데 포탄낙하,
화생방 오염등으로 연대 전체가 구보를 해야 했었는데
약 한시간 정도는 족히 뛰었던것 같습니다.
이때 병사들이 한 30명정도가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때 대대 군의관이 이 병사들을 다 구한 겁니다.
인공호흡, 산소호흡, 신속한 후송등....
자기 몸도 안 좋은 사람이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병사들은 다 살렸습니다.
그런데 그만 군의관 본인이 최후로 후송을 가는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강원도에서 수도 통합병원까지 헬기로 후송이 된 거죠.
수통에 와서는 저하고 전화통화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별 걱정을 안 했는데 이게 왠일 입니까?
그 다음날 심장이 멎었다는 겁니다.
조금 있다 다시 뛰고, 그러다 또 멎고를 반복하더니
영영 심장이 다시 뛰지 않게 되었죠.
순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나라에서 받은 보상금은 제 기억으로 4천만원이 안 되었습니다.
결혼도 했고 더군다나 아들까지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들이 뭐 10억원의 보상금을 받아요?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단에서는 추모비를 건립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막식날 부친께서 대대를 방문 하겠다는 겁니다.
저는 긴장 할수 밖에 없었는데 아버님은 정말 존경스런 분이시더군요.
의무실에 가서 한참동안을 우시더니
뜻밖에도 저에게 병사들을 위해 써달라고 50만원을 주시는 겁니다.
뭐라 드릴 말씀도 없고 저도 그냥 같이 울었습니다.
저는 평생을 빚진 마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글로써나마
그분들께 위로의 말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표해 봅니다.
종북좌파들, 국회의원들 , 좌경판사들, 전교조, 민노총등을 생각하면
나라의 정상화가 요원하다고 생각은 되지만
그래도 이분들 같은 선한 사람들도 많이 살아가는 세상인데
이땅의 악인들을 몰아 내는데 더욱 분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시 김인기 대대장님의 글 옮깁니다-
2024. 7. 5. 늦은 밤 동진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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