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우리 손에 달렸어요" 흰옷 입은 산타들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도 고군분투… 코로나 병동 지키는 의료진
“저는 내일이 크리스마스인 줄도 몰랐어요. 21일부터 한 번도 집에 못 갔더니….
가족요? 보고 싶을 새도 없습니다. 지금도 빨리 일해야 돼요. 상태 안 좋은 환자가 있거든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수간호사 박명희(55)씨는 기자와의 전화를 서둘러 끊었다. 박씨는
코로나 관련 확진자 142명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미소들병원의 코로나병동에서 일한다.
일반 병동과 요양원을 합쳐 400여 환자가 있던 이곳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5일. 코로나가 순식간에 퍼지기 시작했다. 병원 간호사는 모두 110명이었으나 한둘씩
퇴근한 뒤로 다시 출근하지 않는 간호사들이 늘어났다. “미안하다. 못 나오겠다” “가족들이
걱정돼서….” 이메일, 심지어 문자메시지로 퇴직을 통보한 이도 있었다. 확진을 받아 떠난
사람도 있었다. 일주일여 만에 간호사가 절반도 안 되는 50명으로 줄었다. 이들이 떠난 몫을
남은 사람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방역 당국은 병원을 외부와 단절시키는 코호트 격리
조치를 취했다. 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악전고투(惡戰苦鬪)가 시작됐다.
◇흰옷 입은 산타들
현재 이 병원에 남은 코로나 확진자는 60여 명. 박 간호사를 포함한 15명의 의료진이 이들을
돌본다. 간병인들마저 대부분 떠나 환자들 대소변 치우는 일까지 모두 이들이 떠안았다.
이 병원 상임이사 윤모씨는 “다른 병원은 3교대를 하지만, 우리는 현재 인력이 없어
2교대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수간호사 한 명이 하루 20시간 넘게 환자 20여 명의 투석기를
돌리다 사흘째 되던 날 쓰러졌다”고 했다. 그는 “남아있는 간호사들도 ‘힘들다, 힘들다’고는
하는데, 결국 아픈 환자 두고 못 떠난 사람들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왜 떠나지 않았느냐'고 묻자, 박 간호사는 “우리가 돌보던 환자들인데, 생명이 우리 손에
달려있는데 놓고 갈 수는 없잖아요”라고 했다. 그는 “외부와 완전히 단절돼 있어 집에도
못 가고, 아침에 눈 떠서 그냥 밤 12시까지 계속 환자를 돌본다”며 “씻는 시간 빼고 하루
4~5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고 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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