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할아버지의 참혹한 일제 식민지 이야기를 듣고도 난 울지 않았다. 6.25전쟁터에 나갔다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작은 아버지의 슬픈 소식을 듣고도 난 울지 않았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풀뿌리를 삶아 먹어야 했다는 아버지의 시대적 아픔을 듣고도 난 울지 않았다. 20대에 파독 광부로 가서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는 삼촌의 고생담을 듵고도 난 울지 않았다. 월남전쟁에 참전해 전우를 잃고 겨우 목숨을 부지한 큰형의 괴로움을 보고도 난 울지 않았다. 용광로 처럼 펄펄 끓는 중동 사막에서 죽기살기로 땅을 파야했던 작은형의 고초를 듣고도 난 울지 않았다. 하루 삼시세끼 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배고픈 날을 수없이 보냈던 나의 어린시절 회상에도 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고행이 다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