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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지인(宋襄之仁)'의 고사 /정재학 시인

김정웅 2024. 12. 22. 00:02

 

전쟁이 일어나 전투에 임하게 되면,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아군의 모든 에너지를 
총집중해야 한다. '어떻게'는 전쟁에 동원되는 일체의 전술전략을 뜻한다. 
그러므로 전략전술에 효율성은 생명이다. 여기에 인의(仁義)와 윤리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에 관한 고사가 '송양지인(宋襄之仁)'이다. 좀 진부하지만 고사(古事)를 펼쳐본다.

송(宋)나라 양공(襄公)은 춘추시대 송나라 군주였다. 공자 목이의 양보로 군주가 

인물이다. 송양공은 초나라와의 전쟁 때, 진을 치고 초나라 군사를 
기다리고있었다. 홍수전투였다.

강을 사이에 두고 초나라 군사가 강을 건너 공격하려고 했다. 이때 장수였던 
공자 목이(公子目夷)는 송 양공에게 초나라 군대가 강을 반쯤 
건너왔을 때 공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송양공은 '군자는 어떤 경우라도 비겁하거나 남의 약점을 이용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며 목이의 말을 듣지 않는다. 

송양공은 초나라 군사들이 강을 건널 때까지 기다렸다. 강을 건너온 초나라 군사들이 
미처 진용을 가다듬지 않은 모습을 본 공자 목이는 다시 초나라 군대가 혼란한 
틈을 타 공격할 것을 건의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송양공은 남이 어려울 때 
싸우는 것은 군자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공격하지 않았다. 
결국 송양공의 군대는 초나라 군대에 크게 패하였다.

송양공은 춘추오패 중 세번째 인물이었으나. 홍수전투에서 패하고 부상을 입은 후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초나라는 이 기세를 몰아 춘추시대 패자의 반열에 오르는 
길을 튼다. 그리고 송양공을 끝으로 군자(君子)를 논하던 춘추시대는 끝나고, 
죽이고 삼키고 멸망시키는 전국시대가 도래한다.

손자는 전쟁은 ‘궤도(詭道)’라고 하였다. 궤도의 궤(詭)는 ‘속이다, 기이(奇異)하다’
라는 뜻이다. 즉 ‘궤도’는 기이한 방법으로 적군을 속이고 기만하는 이치를 말한다.

우리는 속임수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 남을 잘 속인다는 말은 부정적인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에서 속임은 다른 의미로 쓰인다. 이기기

위해서는 동원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은 하나의 창의적인 계책으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적의 평정심을 깨뜨리기 위해, 거짓말로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분노한 자는 반드시 적의 꾀임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적을  유인해서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거짓말과 욕이었다. 그러므로 적을 위험에 
빠뜨리고 적의 전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속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간 전쟁이든 일반인의 싸움이든 정당한 방법으로만 이길 수는 없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간계(奸計)이든 비열함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는 안된다. 
그런 거 따지면서 패배하는 장수는 송양공과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전쟁에서 상대방을 속이라고 한 손자병법의 가르침은 절대 비난 받을 말이 
아니다. 속임수는 가만히 있는 상대를 위태롭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 군대와 
내 나라를 적으로부터 지키려는 심사(深思)이며 숙고(熟考)인 것이다.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대통령에게 국민과 나라만큼 소중한 것은 없지 않겠는가. 

이 손자의 병법을 가장 잘 계승한 이가 '조조'였다. 조조는 병법서 '맹덕신서'를 
펴내면서, 손자의 병법을 바탕으로 하였음을 밝힌다. 그리고 삼국시대 최강자의 
위치에 서고, 그의 시대는 아닐지라도 결국 후대에서 위촉오 삼국을 통일한다. 

그의 다양한 전략전술은 오늘날 간계(奸計)로 평가되고, 조조 또한 간사한 
영웅(奸雄)으로 일컬어지지만, 그는 최후의 승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조조의 간계는 현대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한 전략전술이라 본다.

그러나 보수는 지금 이길 수 있는 병법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에 끼치는 
도덕성을 놓고 따지고 있다. 가짜뉴스인가 아닌가를 따지고, 사실인가 아닌가를 
따지고, 비겁함과 정당함을 따지고, 예의인가 아닌가를 따지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해서 비난만 하면 뭐하겠는가. 조중동이 
사실을 속이고 있다 해서 비난만 하면 뭐하겠는가. 우리도 그에 못지 않은 
거짓말과 가짜뉴스를 만들어 민심을 돌려야 할 것 아닌가.

전쟁에 지고 나서, 모든 걸 빼앗긴 후에 인의를 따진다면 그 어리석음을 놓고 누가 
비웃겠는가. 좌익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면서도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는 것은 
이길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민주당 좌익들은 공산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모택동의 공산당 전술을 깊이 배우고 
익힌 자들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더럽고 추하면서도 매우 효율적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전술응용력도 발군(拔群)이다.

필자는 10여년 전, 전교조 문제로 모방송국 '끝장토론'에 참석한 바 있다. 
그리고 끝장토론에 나타난 전교조측 참여자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들은 훈련된 사람들이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박수치거나 동의하거나 
웃는 것까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토론은 교원평가를 찬성하는 우리측이 
이겼으나, 그때 전교조가 동원한 참여자들을 잊을 수가 없다. 

현재 탄핵에 동원 사람들도 민노총을 중심으로 이미 훈련된 자들임이 분명하다. 
특히 선두를 이루고 있는 자들은 틀림없이 훈련된 경험 많은 정예병력들이다.

공산당 전술은 효용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좌익들은 불리한 
것은 철저히 무시전략으로 숨겨버리고 대응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로운 것은 
가짜뉴스일지라도 적극 생산 활용하면서, 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폭력을 
동반하기도 하며, 협박과 회유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세력을 넓힌다. 
심지어 몸과 몸으로 엮는 섹스나 결혼은 아주 고전적인 방법에 속한다. 
현재 탄핵정국에서 나타난 22차례에 걸친 집요함도 전술전략의 하나다.

이에 비하면 보수의 전쟁은 어린아이 수준이다. 목소리 높이는 비분강개와 탄식이 
전부이다. 자유민주당과 자유통일당은 그나마 강력한 시위집회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서 그 행동선이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양성과 변용성에서 좌파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힘당에 거는 희망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최일선에서 직접적인 전투를 벌이는 
국민의힘은 적전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이 또한 민주공산당이 개입한 전술일 수 있다. 
손자병법 중 적을 간첩으로 이용하는 반간책이 이에 속한다. 한동훈의 역할이었다.

그러므로 국힘당은 당대표부터 다시 세우고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다수의 국민들이 
여론전을 맡아 싸우고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전술전략에 유능한 
지도자를 택하여 당대표를 맡도록 해야 한다.

전쟁은 곰처럼 강하고, 여우처럼 간사하며, 늑대처럼 무리를 짓고, 호랑이처럼 
토끼 하나를 잡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자가 이긴다.

그러나 이길 수 있는데도, 아직도 수단을 고르고 방법의 도덕성을 따지고 있는 보수와 
윤석열 대통령은 그래서 한심한 사람들이다. 배운 자는 원래 문약(文弱)하다지만, 
여기에 송나라 양공의 어리석음까지 더하고 있으니, 
그저 한심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2024. 12. 16.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