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떤 여인이 성전암으로 기도하러 왔다. 여인의 남편은 대구에서도 꽤 유명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몸에서는 무슨 향수를 잔뜩 뿌렸는지 이상야릇한 향기가 진동했다. 게다가 목과 팔에는 보석과 금붙이가 매달려 있었고, 걸친 옷은 한눈에 봐도 꽤 비싸게 보였다. 암자에는 가끔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그날도 성철은 오전 예불을 마친 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비둘기는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성철스님의 손바닥 위에서 연신 날개짓을 하거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인은 비둘기의 행동이 신기한지 한동안 그 광경을 쳐다보다가 성철과 눈이 마주치자 두 손 모아 합장했다. 여인이 중얼거리듯이 성철에게 말했다. “이 비둘기도 큰스님을 알아보는 것 같군요. 아이구 예뻐라.” “남편 사업이 잘되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