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이 안개 자욱한 대서양을 횡단하고 있었다. 그 때 선미에서 허드렛 일을 하던 흑인 소년이 발을 헛디뎌 세차게 출렁이는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소년은 도와달라고 소리 쳤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고, 세찬 파도에 밀려 배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소년은 살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차가운 바닷물 에서 전력을 다해 가느다란 두 팔, 두 다리를 휘저었다. 그러면서 소년은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어 배가 멀어져가는 방향을 주시했다. 그러나 배는 점점 더 작아졌고 급기야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소년은 망망대해에 혼자 남겨졌다. 더는 팔을 움직일 힘도 없었고 이제 바닷 속으로 가라앉을 일만 남았다. "그래, 포기하자!" 그런 마음을 먹었을 때, 갑자기 자상한 선장의 얼굴과 따뜻한 눈빛이 떠올랐다. "아니야, 선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