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의 한시 한 수] '내 맘속의 보름달'
[去年中秋陰復晴, 今年中秋陰復陰. 百年好景不多遇, 况乃白髮相侵尋. 吾心自有光明月, 千古團圓永無缺. 山河大地擁淸輝, 賞心何必中秋節.]작년 중추절은 흐렸다 다시 갰는데, 금년 중추절은 흐리고 또 흐리네. 백년 인생에 호시절은 자주 못 만나는 법, 백발이 차츰 늘어나면서는 특히 더하지. 내 맘속에 원래 밝은 달 간직했으니, 길이길이 둥근 모습 영원히 이지러지지 않으리. 산하와 대지가 그 맑은 빛을 품었거늘, 굳이 중추절에만 즐거움을 누릴 건 아니라네. ―‘중추절(중추·中秋)’ 왕수인(王守仁·1472∼1528) 변화무쌍한 인생살이에 호시절은 너무나 짧고 빠르게 흐른다. 늘그막이 되면 그런 느낌은 한결 더할 듯하다. 하나 시인의 심지는 흔들림 없이 꿋꿋하다. 한가위, 하늘은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지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