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나전칠기합이 700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2015년 말 일본인 소장가로부터
작품을 구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8일 재개관한 리움의 고미술 상설전을 통해서다.
높이 8.0㎝,폭 16.4㎝. 잘게 썬 자개 조각을 치밀하게 엮은 국화 꽃잎이 조명을 받아 반짝거린다.
7년 전 발견 당시 국내 학계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교한 자개 무늬가 돋보이는 수작”이라며 환호했다.
고려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더불어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최상급 공예품이지만 실물이 워낙 귀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6점만 확인됐다. 이 작품은 상태가 매우 좋은 데다, 유일한 팔각합
형태라 주목을 받았다. 본지 기사로 소식을 접한 상당수 전문가들이
일본 전시장을 찾아 실물을 관람했다고 한다.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도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현지 조사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 관계자는
“일본인 소장가를 접촉하고, 국내 나전 관련 전문가들의 검토까지 거쳤으나 가격대가 워낙 높았고, 시대가
고려가 아닌 조선일 가능성도 제기돼 재단이 더 나서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작품이 리움에 왔을까. 리움 측은 “지난 2015년 열린 ‘세밀가귀(細密可貴)’ 특별전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했다. 당시 리움은 전 세계 흩어진 고려 나전 중 8점을 영국·미국·네덜란드·일본에서 빌려와
전시했고, 관람객들은 치밀하게 새겨 넣은 무늬와 환상적 빛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리움 관계자는
“명품을 한 점 한 점 빌려와 한자리에 모으면서 고려 나전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지 깨닫게 됐고,
소장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최응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리움 측이 전시 준비
과정에서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됐고, 마침 일본인 소장가도 팔려는 의사가
있어서 구매가 성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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