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나의 천직이었다 노병(老兵)은 자나깨나 나라 걱정뿐이다. 구순을 바라보지만 마음에는 주름이 없다. 6·25에 참전하고 군인의 꿈을 꾸던 유년 시절의 신념을 간직하고 있다. 민병돈(88) 전 장군은 1989년 3월 육군사관학교장 시절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며 노태우 대통령 앞에서 북방정책을 비판하고 옷을 벗은 ‘진짜 군인’으로 기억된다. 정전협정 70주년이자 호국 보훈의 달을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 자택. 몇 주 전 만날 약속을 정하면서 “그때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던 민 전 장군이 문을 열어줬다.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는 그는 3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 번도 등을 대지 않았고 가부좌를 풀지 않았다.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뼛속까지 군인이었다. “우리나라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