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1910). 34×135cm.
1910년 3월,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기 며칠 전에 쓴
유묵(遺墨)이 국내 경매에 나왔다. 일본의 개인 소장자가 갖고 있던 이 유묵은
그간 국내 학계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 주목된다.
서울옥션은 19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개최하는 제176회
미술품 경매에 안 의사가 쓴 유묵 ‘용호지웅세 기작인묘지태
(龍虎之雄勢 豈作蚓猫之態)’를 출품한다고 밝혔다.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라는
내용으로, “경술년 삼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이 쓰다”라는
문장과 함께 손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사형 집행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썼지만 시원스럽고 당당한 필치가 돋보인다.
글의 내용 역시 독립운동에 투신한 안 의사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사진을 검토한 이주화 안중근의사기념관 학예팀장은 “안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은 1910년
2월 14일부터 3월 26일 순국하기 전까지 감옥에서 많은 글씨를 써서 일본인
간수 등에게 선물로 줬다”면서 “이 유묵을 누가 어떤 이유로 처음
소장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동아시아 세태를
풍자하는 내용과 안 의사 특유의 힘 있는 필체 등으로
볼 때 귀중한 미공개 작품으로 보인다”고 했다.
낙찰 추정가는 5억~10억원. 출품작은 경매 당일인 19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5~6층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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