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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화백의 아내 '박래현' 화가의 작품 감상

김정웅 2023. 1. 7. 17:14

- 삶과 예술의 뜨거운 동반자 부부 화가 -

 

◇김기창과 박래현의 만남

1943년 김기창이 30세 되던 해, 그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재능 있고 인격이 훌륭한 박래현

(1920~1976)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박래현이 일본여자미술학교 재학 중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을 받고, 잠시 서울에 머물 때였다.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박래현은 학교 선생이었던 

아는 언니의 가정방문을 따라가서, 방문 학생의 오빠인 김기창을 만나 처음 필담(筆談)을 

나누었다. 이들은 3년간의 필담 연애 끝에 1946년 결혼식을 올렸다. 

 

박래현의 부모님은 결혼을 결사반대하여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김기창은 

아예 부모님이 안 계셨으니, 친구들만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이었다. 
세간에서는 장애 화가와 엘리트 여성의 만남을 대서특필했다.

 

여기서 흥미를 끄는 대목은 ‘박래현의 선택’이다. 그녀는 부유한 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까지 한 신분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김기창을 만나 어떻게 결혼까지 하겠다는 

담대한 생각을 했던 걸까? 박래현은 스스로 “그저 간단하게 생각했다”고 말한다.

 

이 예술가와 결혼하면, 계속해서 예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박래현이 내건 결혼 

조건은 단순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예술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릴 여건을 만들 것.” 그리고 “서로 인격과 예술을 존중할 것.” 그것이 

가능하다면 신체 장애쯤은 아무렇지 않게 여길 만큼, 
박래현은 예술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박래현, 김기창 합작 '봄', 1956년경,

박래현, 김기창 합작, ‘봄’, 1956년경, 아라리오컬렉션. 사랑의 전설을 지녀 ‘부부애’를 상징하는 

등나무와 그 주위에 날아든 참새의 모습을 담았다. 격렬하게 휘감아 올라간 등나무와 

등꽃을 박래현이 그렸고, 주변에 어우러진 참새와 벌을 김기창이 그렸다. 
박래현의 대담성과 김기창의 재치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박래현과 김기창의 결혼사진, 1946,
박래현, '작품', 1963년경,
김기창, '군마도', 1955,
박래현, '고완(古翫)', 1975,
박래현, '노점', 1956,
박래현, '단장', 1943,
박래현, '달밤',1960년대 초,
박래현, '밤과 낮', 1959,
박래현, '어항', 1975,
박래현, '영광', 1966-67,
박래현, '이른 아침', 1956,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