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 / 김동길

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 
 

대학 입시를 위해 중·고등학교가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학부모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입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그의 아버지, 어머니는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합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사(私)교육비가 엄청납니다.

부모는 생활비를 줄이고 또 줄이더라도 아이들의 과외비는 마련합니다.

그래서 아들·딸 가진 부모에게는 하루하루의 삶이 악전고투입니다. 따지고

보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고3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다

입학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이걸 교육이라고 바라보고 가만있을 수는

없습니다.

교육의 근본적인 개혁은 가정교육의 혁신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선 부모들의 교육관 내지는 인생관이 바뀌지 않고는 안 됩니다.

전통적인 ‘출세 위주의 교육’이 망국 교육의 원인입니다.

나는 부모에게 올바른 종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양육에 가장

필요한 지침은 불교에 있습니다. 유교에 있습니다. 기독교에 있습니다. 나의

어머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셨기 때문에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고 그

가르침 안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에 ‘편견’이나 ‘거짓’을 비교적 멀리하고

살아왔습니다. 나의 어머님은 <성서> 밖에 모르는 시골 출신의 소박한 여성이

었지만 나를 키우시면서 “1등 하라” 또는 “좋은 대학에 가라”고 하시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마라” “이웃을 생각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어머님의 그 가르침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습니다. 가정교육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김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