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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손을 베고 / 이해인 수녀

김정웅 2016. 12. 27. 11:36



종이에 손을 베고


- 이해인 수녀 -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것 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이


남에게
피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반성하면서,


2016년
올해가
가기전에
나로
인하여
마음을 베인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