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결단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을 상실하고 점점 더 상식을 벗어난
잘못된 길을 가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대통령은 지난 10월 25일 놀랍게도 ‘최순실 비선 역할’을 시인하면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것은 대통령으로서는 털어놓기 어려운 매우 무서운 고백이
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믿고 있던 국민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고백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 담화문을 다 읽고 나서 대통령이 얼굴을 들고 국민들의 눈을
마주보면서, 만일 “나 박근혜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라고 한 마디
하고 눈물을 닦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면 국민도 그와 함께 울었을 것이고
주말마다 있었던 ‘대통령 하야 시위’도 없었을 겁니다.
“나는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말 한 것이나 다름없는 그 ‘사과문’을
발표하고도 이런저런 핑계로 두 달 가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았다는 것은
우리가 아는 ‘박근혜’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국회가 박근혜의 청와대보다 더 정직하고 더 유능하다고
믿는 국민이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 여의도를 지키는 300명만이 국회가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을 뿐, 세금 내는 일반 국민이 그렇게 생
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야를 미루는 상황에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겁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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