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순 맞은 김남조 시인
김남조 시인은 “인간의 삶은 모두가 한 권의 책이고 보물창고”라며
“그런 인간의 삶을 더듬어 실을 뽑듯 언어를 뽑아내 시를 짓는 게
시인의 일” 이라고 말했다.
나그네 -김남조-
내가 성냥 그어
낙엽더미에 불 붙였더니
꿈속의 모닥불 같았다
나그네 한 사람이 다가와서
입고 온 추위를 옷 벗고 앉으니
두 배로 밝고 따뜻했다
할 말 없고
손잡을 일도 없고
아까운 불길
눈 녹듯이 사윈다 해도
도리 없는 일이었다
내가 불 피웠고
나그네 한 사람이 와서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 마음 충만하고
영광스럽기까지 했다
이대로 한평생이어도
좋을 일이었다
(동아닷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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