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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순 맞은 김남조 시인

김정웅 2016. 10. 20. 13:22



올해 구순 맞은 김남조 시인


김남조 시인은 “인간의 삶은 모두가 한 권의 책이고 보물창고”라며
“그런 인간의 삶을 더듬어 실을 뽑듯 언어를 뽑아내 시를 짓는 게

시인의 일” 이라고 말했다.


나그네  -남조-
 
내가 성냥 그어

낙엽더미에 불 붙였더니

꿈속의 모닥불 같았다

나그네 한 사람이 다가와서

입고 온 추위를 옷 벗고 앉으니

두 배로 밝고 따뜻했다

할 말 없고

손잡을 일도 없고

아까운 불길

눈 녹듯이 사윈다 해도

도리 없는 일이었다

내가 불 피웠고

나그네 한 사람이 와서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 마음 충만하고

영광스럽기까지 했다

이대로 한평생이어도

좋을 일이었다


(동아닷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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