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이 왜 필요한가?
우리가 흔히 말하고 듣고 쓰는 낱말들 가운데는 우리가 그 뜻이나 가치를
잘 모르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낱말이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그 말이 왜 필요한지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으면서도 날마다 쓰게
되는 도덕과 윤리! 사람들은, 특히 젊은 사람들은, 이 두 마디의 낱말이
낡아빠진 것이어서 되도록이면 그런 가치관을 타파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본분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그런 청춘남녀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류가 지난 1만 년 동안 공들여 세운 문명 또는 문화의 탑이 이 두
가치를 빼버리면 당장에 무너지고 말 것은 확실합니다. 오늘 우리가 요만한
수준의 안정과 번영을 누리게 된 것도 도덕과 윤리를 지켜야 한다는 막연한
관념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큰 역할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도덕’이라는 낱말의 사전적 풀이는 이렇습니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 그 정의는 이렇게 간단합니다. ‘윤리’라는 낱말을 국어사전은
뭐라고 정의하고 있는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곧 실제의 도덕규범이 되는
원리’라고 풀이하였는데 두 낱말이 같은 내용이지만 후자가 전자에 비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개념을 지녔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윤리학’이라는
학문의 분야는 있지만 ‘도덕학’은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덕’이라는 한
마디만 써도 되겠습니다.
사람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사람이 부도덕하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가?
우선 혼란이 옵니다. 개인과 집단이 함께 망합니다. 국민과 국가가 동시에
무너집니다. 오늘 세계적 혼란과 참상의 원인을 제공하는 시리아의 독재자 알 아사드가
만일 권력에 대한 야망을 포기하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었다면 오늘의 시리아와 유럽이
이런 수난의 세월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도덕이 왜 문제가 되는가 하면 식욕과 성욕을 조절하는 장치가 동물들에게는 있지만
사람에게는 없습니다. 금력.권력을 왜 Homo Sapiens가 그토록 탐내는가 하면, ‘힘’이
이 두 가지의 본능을 마음대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일종의 미신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그 ‘힘’ 때문에 질서가 무너지고 사회가 어지러워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러지 말라고 일러주는 것이 ‘도덕’입니다. “따 먹지 못할 감나무는 바라보지도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미인을 탐내거나 억만장자를 부러워하는 것은 제대로 생긴
사나이의 할 짓이 아닙니다.
길거리의 교통 신호를 지키듯이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을 지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삶이기 때문에 거기에만 행복이 있습니다. ‘도덕’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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