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회장이 갑자기 불렀다 “남북관계는 이 숫자로 판가름날 거요!”
이병철(1910~1987) 삼성 회장 비서실로 부터 연락을 받고 비오는 날 파란색
비닐우산을 들고 회장실로 들어가 보니 이병철 회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박사, 반갑소. 내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 모셨어요.”
무슨 얘긴가 긴장했는데 이런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논 단보(991.74㎡)당 쌀 생산량이 얼마나 됩니까?
자료를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가 않아요.”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우리나라가 300㎏ 정도니, 북한은 비료도 부족하고
관개 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마 우리의 반 정도일 겁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왜 이 숫자에 관심을 가지시는 겁니까?”
이병철 회장은 정색을 하고 이렇게 말하더라는 겁니다.
“이 박사, 잘 들으시오. 앞으로 남북 관계는 말입니다.
바로 이 숫자로 판가름날 겁니다.”
지나고 보니 이 회장의 그 말은 참으로 탁견이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이 만약
남한 수준으로 북한 주민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해 ‘이밥에 고깃국’을
먹일 수 있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얘기죠. 인민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여유 있게 남한을 압박할 수도 있게 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젊은 이상우 이사장은 여기서 문득 좀 당돌한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회장님께서는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지금까지
이뤄 놓으신 자산으로 무엇을 하시려 합니까?”
이병철 회장은 조금도 주저 없이 답을 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인생은 21세기에 한국 국민이 먹고살 수 있는 산업의 기초를 닦는 데
바칠 생각이오. 오랜 검토 끝에… 두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전자산업과 항공산업입니다.”
그야말로 ‘기업 활동으로 나라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정신이었습니다.
40년 넘게 시간이 흐른 지금, 결국 이병철 회장의 꿈은 절반만 거의 완벽하게 성공한 셈입니다.
그 바탕에는 먼 앞을 내다보는 창업자의 안목이 있었다고 이상우 이사장은 말했습니다.
지금 삼성 총수가 된 그의 손자가 꼭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일화라고 생각됩니다.
(조산일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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