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모자라는 건 아닌지 확인해봅시다.’
트위터에서 한때 수만 명이 공감했던 문구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에 현혹됐다간
그나마 가지고 있던 돈마저 탕진할지 모른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다양한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명쾌한 해답을 얻기는 어렵다. 왜 똑같이 일하는 것 같은데 나만 돈이
없을까. 지금 내 재테크 방식이 맞긴 한 걸까. 퇴직연금은 이렇게 묵혀두는 게 맞을까.
주식과 부동산 그 어느 것도 놓칠 수 없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떤 자세로 준비해야 할까.
‘주간동아’가 그동안 만난 재테크 고수들의 ‘주식투자 꿀팁 엑기스’만 간추려 소개한다.
구독자 114만 명을 보유한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김단테’로 더 잘 알려진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존봉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회계사 출신 유튜버 ‘소소하게크게’,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의 인터뷰와 강연을 참조했다.
1계명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말라
김동주 :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많은 사람이 ‘주식으로 인생을 바꿔보겠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 15%를 장기간 유지하는 건 투자업계에서도 ‘월드 클래스’다. 수익률이
높다는 건 상당한 리스크를 감당했다는 의미다. 한 번의 미끄러짐으로 자산이 ‘박살’ 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날씨에도 문제가 없도록 자산을 운용하라.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투자법은 수익 극대화보다 안전성을 중요시한다.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않는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 주식은 ‘도박’이 아니다.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많이들 여기지만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은퇴 후 누군가 내 노후를 위해 일하게 하려면
지금 소득의 10~20%를 꾸준하게 펀드에 투자하라. 예측은 전문가도 어렵다. 똑같은 주식을
갖고도 전문가들이 각자 사고판다. 회사가 앞으로 돈을 잘 벌까, 벌지 못할까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건 경영진이다. 경영진의 자질을 공부하고 마켓 리더를 사는 게 좋다.
2계명 분산투자하라
김동주 :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라.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을 가진 편이 유리하고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이 안전하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주식과 채권 모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시중에 돈이
많이 유통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을 충분히 우려할 수 있다. 물가 상승분만큼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물가연동채와 금을 함께 보유해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라. 미국 주식은
물론 미국 외 선진국 주식, 신흥국 주식, 원자재, 금, 미국 제로쿠폰 장기채, 물가연동채,
미국회사채, 신흥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군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신(神)만이 특정 해에 어느 국가의
경기가 좋을지 맞힐 수 있다.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싶다면 한 마리
말에 베팅해선 안 된다. 여러 말에 베팅해야 한다.
3계명 초심자는 ETF에 투자하라
김동주 : 초심자라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ETF ‘VT’에 투자하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VT는 글로벌 주가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져 리스크가 적다. 펀드 매니저는 대부분 주가지수
변동 폭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다.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 단기간 시장지수를 이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패한다.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보다 주가 동향을
따르는 펀드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4계명 일희일비하지 말라
김동주 : 미국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친구들이 부자가 되는 것만큼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ETF에 투자한 후 이를 내버려두기는 쉽지 않다. 주가지수 상승률을 따르는
펀드, 즉 패시브 펀드의 평균 유지 기간이 18개월이다. 외과의사는 10년 이상 공부해야 수술할
수 있다. 반면 ‘주린이’는 10분 만에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있다. 시장이 늘 지금처럼 좋을
수는 없다. 주식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경쟁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조심해야 한다.
김동환 : 삼프로TV 대표 본격적인 투자는 규모 있는 투자금을 확보한 후에 하라. 그전까지는 주식투자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처음에 자금이 적으면 마음이 가볍고, 크게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100만 원으로 150만 원을 만든 사람이 ‘1억 원을 투자했다면 1억5000만 원이 됐겠다’ 하고
아쉬워하는 순간 실패 가능성이 커진다. 돈이 커질수록 포트폴리오를 잘 꾸려야 한다.
그걸 하지 않으면 결국 큰 실패를 보고 주식 자체를 그만두게 된다.
5계명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
박영옥 : 일단 절대 빚을 내서 투자해선 안 된다. 투자는 노력한 만큼 얻는 사업과 같다. 넓고 크게 생각해야 한다. 투자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위기를 다스리고 극복하려면 투자한 기업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많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자마자 곧바로 오르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투자 대상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어려운 시기를 만나도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
6계명 장기투자하라
존 리 : 투자자라면 기다려야 한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더라도 지금 돈을 찾을 게 아니라, 20년 있다 찾을
것이니 말이다. 다만 주식을 팔아야 할 때가 있다. 20% 벌고, 100% 벌고 이런 게 아니라, 우리가
주식을 살 때 이유가 있었던 것처럼 팔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주식을 사는 건 돈을 잘 벌기
위함이다. 사고 나서 시간이 지났는데 앞으로 돈을 못 벌 것 같다면 팔아야 한다.
경쟁 업체가 너무 세거나, 시장이 더 성장하지 않거나, 오너 리스크가 있다면
그럴 때는 팔아야 할 것이다. 그럴 때를 제외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를 권한다.
박영옥 : 기업은 하루아침에 돈을 벌지 않는다. 적어도 3~4년을 투자해 수익을 내기에 투자자 역시
그 이상 동안 투자해야 한다. 투자할 때도 시세차익을 얻는다 생각지 말고, 동업자를 찾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주식을 쉽게 사고팔 수 없다. 20년 이상 시장 경험을
가진 사람도 단기매매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특정 기업의 다음 날 주가보다 일주일
후 주가를 예측하기는 쉽다. 마찬가지로 석 달 후, 그리고 1년 후 주가는 예측하기
더 쉽다. 기간을 길게 보면서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7계명 소문보다 수치를 믿어라
존 리 : 재무제표를 살펴보라.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매출액이 늘어나는지, 앞으로도 늘어날지,
회사 부채는 줄었는지, 배당을 잘 해주는지 등을 살펴보면 된다. 그다음에는 영업 보고서를
읽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주주를
생각하는지 그런 걸 보고 투자하면 된다.
김동환 : 하루도 빠짐없이 종이신문을 꾸준히 읽었다. 요즘은 정독은 아니더라도 광고면까지 다
살펴본다. 경제지 2개, 일간지 2개 이상은 꼭 읽는다. 뉴스는 방송으로도 보고 포털사이트에서도
보지만, 종이신문도 꼭 보기를 권한다. 특히 하단에 실리는 광고를 잘 살펴보라.
어떤 기업체가 광고를 자주 싣는지를 보면 돈이 있는 기업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그때그때 사정은 있겠지만 1년 열두 달, 10~20년 살피면 흐름이 보인다.
그걸 꾸준히 하면서 투자에 참고한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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