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 드리는 기도 / 이채 시인
잠시 오해했다면 고백하고
한동안 미워했다면 뉘우치고
황금빛 들녘의 넉넉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는 화해의 걸음이게 하소서
아버지처럼 인자하고
어머니처럼 포근한 보름달, 그 넓음으로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게 하시고
큰 것일수록 의연할 수 있게 하소서
잘 익은 한가위처럼
잘 다려진 숙성된 빛으로
나를 발효시키는 성숙함이게 하소서
대낮 같이 비추는 천지의 보름달, 그 깊음으로
화안의 친절한 미소로
일상의 기쁨을 이웃과 나눌 수 있게 하시고
좁고 낮은 곳일수록
베풀 수 있는 따뜻한 관심의 시간을 갖게 하소서
포용의 그릇이 클수록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가다듬는 기도
소박한 꿈을 꾸는 내일의 희망이게 하소서
고운 인연들에 감사하며
함께 기대며 살아가는 둥근 세상이게 하소서
언제나 웃기만 하는 보름달,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 이채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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