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비관은 재앙이다
촛불을 든 한국인들이 비오는 광화문을 메우고 그 모임과 한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촛불이 아닌 태극기를 든 한국인들이 또한 비를 맞으며 시위를 합니다.
양쪽의 주장의 차이는 500미터가 아니라 족히 5,000미터는 될 것입니다.
“탄핵하자”와 “탄핵이 웬말이냐”가 맞서서 봄을 재촉하는 꽃비를 맞으며 GDP
3만 달러에 육박한 한국인들이 활기찬 시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 지망생들의 야심이나, 대통령 자리를 쉽게 내놓을 수
없다는 대통령 측근 세력의 훈수가 없었다면 양 진영의 극단적 시위가 이렇게
격화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두 갈래의 시위는 다만 국민적 차원의 강한 의사표시일 뿐인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또는 그 자리를 끝까지 지켜줘야 그것이 “내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쓸데없이 뛰어들어 그저 혼란하게 보이는 것뿐입니다. TV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에 두고 토론을 벌이는데 그것도 찬반이 갈려 결국은
“헌재의 재판관들이 알아서 하겠지”로 결론이 내려집니다.
정치꾼들이 몰라서 그렇지, 헌재의 판결이 어떻게 떨어져도 일반 국민은 제 길을
갑니다. ‘큰 혼란이 올 것이다“ - 이것은 배운 사람들의 망상이나 선동이지,
그렇게 큰 일이 벌어지지는 않습니다.비가 오면 땅이 굳어지듯, 시위도 반목도
분쟁도, 다 사라지고, 대한민국은 더욱 건강한 민주국가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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