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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커피 /이해인 수녀

김정웅 2024. 9. 18. 00:10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 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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