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여자
시인/송암 김은재
삶의 계단
70층까지 오르기에
그리도 힘들었단 말이냐
그 작은 발바닥으로
세상을 다 밟으려 했단 말인가
무엇을 향하여 누구를 위하여
무릎뼈가 조약돌이 되도록 달려야만 했던가
지나고 나면
다 꿈이요 구름인 것을
말라버린 갈대숲처럼 서걱이는 가슴에
껍데기로 버티는 수수깡 육신
훨훨 나르다가 나뭇가지에 걸쳐버린
가오리연처럼
처절하게 꼬리만 흔드는구나
그래 목표는 100층이야
당신의 인생 로열층을 멋지게 꾸미시어
낮이면 지상낙원이요
밤이면 천국 되어
은하수 언덕에 한쌍의 토끼 처럼
행복이 넘치도록
쿵더궁 쿵덕궁 사랑방아 찢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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