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의 물음만 있다
신문기자가 순수해야 할 여섯 가지의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왜’‘어떻게’라는
여섯 가지의 질문인데 이것을 육하원칙(六何原則)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5Ws’and‘1H’입니다.“Who, When, Where, What, Why and How.”
신문기자는 이런 물음을 염두에 두고 기사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역사학도들도 꼭 같은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왜 신문기자와 역사학도의
수칙이 같습니까? 기자는 오늘을 말하고 역사가는 어제를 이야기하는데 그
입장이 꼭 같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신문기자와 역사가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선비도 있고 군인도 있고 목수도 있고 상인도 있고 정치꾼도
있고 무직자도 있습니다. 이들이 모두 ‘육하원칙’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뉘집의 아들이나 딸로 어느 해에 태어나서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각자는 불필요한 질문으로 나와 남을 번거롭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은 오로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정답을 요구할 뿐입니다.
“왜 사느냐?”는 질문이 앞섭니다. 그 다음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더
어려운 질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왜 사느냐?”는 물음을 가지고 평범한
우리들도 가끔 고민을 하지만 이 질문은 주로 철학자와 종교인의 몫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한 마디 하겠습니다. “How to live?”에 대한 정답은 “날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살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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