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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편지

김정웅 2020. 1. 28. 23:06



봄 편지


- 이해인 수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