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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이해인 시인

김정웅 2020. 1. 15. 19:37



엄마와 딸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엄마와 헤어질 땐 눈물이 난다


낙엽 타는 노모(老母)의 적막한 얼굴과
젖은 목소리를 뒤로 하고 기차를 타면
추수 끝낸 가을 들판처럼
비어가는 내 마음
순례자인 딸을 낳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세상


늘 함께 살고 싶어도
함께 살 수는 없는
엄마와 딸이


서로를 감싸주며
꿈에서도 하나 되는
미역빛 그리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