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로 갈 것인가? ♡
황희 정승
정년퇴임한지 몇개월 되지 않은 교수가 방송에
출연할 일이 생겨서 방송국에 갔다.
낯선 분위기에 눌려 두리번 거리며 수위아저씨에게 다가갔더니 말도
꺼내기 전에"어디서 왔어요?" 라고 묻더라는 것입니다.
퇴직해서 소속이 없어진 그분은 당황한 나머지
"집에서 왔어요"라고 대답해 한바탕 웃은 적이 있는데...
다른 한 교수도 방송국에서 똑같은 경우를 당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성격이 대찬 그분은 이렇게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여보시오 어디서 왔냐고 묻지 말고, 어디로 갈 것인지? 를 물어보시오"
"나 oo프로그램에서 출연해 달라고 해서 왔소"
마침 그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자가 멀리서 보고 달려가 모셨다.
그 제자는 "역시 우리 교수님 말씀은 다 철학이예요"
우리의 인생에서도 어디서 왔냐보다 어디로 갈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어느날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반구정에 가게 되었다.
황희 정승이 87세에 관직에서 물러나 돌아가시기 전까지 3년동안 갈매기를
벗하면서여생을 보내셨다는 유적지이다.
그곳 기념관에는 황희정승의 유명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김종서 장군과 관련된 일화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김종서 장군은 일찍부터 용맹을 떨친 호랑이같은 장수여서 아무래도 겸손함이
부족하였는지 중신회의에서 삐딱하게 앉아 있었던 모양이었다.
눈에 거슬리지만 누구하나 말을 못하고 있는데 황희정승이 아랫사람을 불러서 말했다.
"장군께서 앉아 계신 모습이 삐딱한 것을 보니 의자가 삐뚤어진 모양이다
빨리 가서 반듯하게 고쳐 오너라"
이 말을 들은 김종서 장군이 깜짝 놀라 자세를 고쳐 앉았음은 물론이다.
한 중신이 그런 식으로 장군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한 이유를 묻자 황희 정승은
"장군은 앞으로 나라의 큰 일을 맡아서 하실 분이기 때문이요. 혹시라도 장군의
훌륭한 능력을작은 결점 때문에 그르칠까봐 염려되어서 그러는 것이오."
소가 들을까봐 귓속말을 한 농부의 일화 이후 늘 다른 사람의 판단을 신중하게
말씀하던 황희정승이지만 이 일화는 황희정승이 이미 어디로 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다음 세대의 주역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는 일화입니다.
2019년도 벌써 6월입니다.
지금의 자리가 영원한 것처럼 생각하며 어디서 온 것만을 내세운다면,
미래는 없습니다. 6월에는 어디로 갈까요?를 생각하면 어떨까요?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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