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꽃 /이육사

김정웅 2019. 2. 26. 21:26





- 이육사 -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約束)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 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정(絶頂) /이육사  (0) 2019.03.04
독립선언서 (獨立宣言書)  (0) 2019.03.01
비 내리는 날 / 이해인 시인  (0) 2019.02.22
오우가(五友歌)/ 고산 윤선도  (0) 2019.02.18
바보가 된다는 것 /톨스토이  (0) 201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