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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리더십의 세 가지 요체

김정웅 2025. 2. 13. 00:12

-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대구대 석좌교수 -

 

에이브라함 링컨

 

 

링컨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사의 마지막 부분은 인간의 입에서 나온 말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발언이었다. 

“누구에게도 원한을 품지 말고, 만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그 정의로움에 대한 굳은 확신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합시다. 우리들 사이와 모든 국가 사이에 정의롭고 영구적인 

평화를 이루어 소중히 지켜나가기 위해 매진합시다.” 

이 연설문은 스프링필드에서 거행된 링컨의 장례식에서 다시 낭독되기도 했다.

링컨 대통령이 남부 출신의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의 총에 맞아 사망할 때의 나이는 56세로 
대통령 재선 3개월 만이었다. 세상의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고 
물으면 필자는 망설임 없이 에이브러햄 링컨이라 할 것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링컨 대통령이 두 나라로 쪼개질 뻔한 미국을 남북전쟁을 치르면서 
그대로 미합중국으로 속시킨 국가적으로 참으로 큰일을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12개월의 공교육밖에 못받았는데도 스스로 학습해 
금수저 명문대 선배 정치인들을 실력으로 제압하며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해방을 완성해 내는 그의 개인적 능력과 매력 때문이다.

링컨의 사적 삶에서 우리 모두가 얻는 교훈은 어릴 적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것과 학벌이나 
대학 교육보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4년 3개월간 미국 대통령으로서 링컨이 발휘한 
리더십의 요체는 ‘국정 운영 성공의 핵심은 소통이다’ ‘신념과 소신으로 국민을 선도(lead)하다’ 
‘훌륭한 참모를 찾아 적극 활용하다’ 등 세 가지다. 

리더십의 세 가지 요체는 누구나 다 알고 모두가 강조하는 것이지만 링컨의 위대함은 
어떤 지도자보다 세 가지 모두를 모범적으로 실천한 데 있다.

독일 통일을 이룬 철혈(鐵血) 재상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는 “신(神)이 역사 속을 
지나갈 때, 그 옷자락을 놓치지 않고 잡아채는 것이 지도자의 임무다”라고 했다. 
달리 표현하면 ‘신’은 아무 때, 누구에게나 옷자락을 허락하지 않는다. 
지도자 대다수는 신의 미세한 움직임을 낌새조차 알아채지 못한다. 
링컨은 분명히 신의 옷자락을 잡아챈 위대한 지도자였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평론가, 정치운동가 조지 버나드 쇼(G. B. Shaw)는 지도자의 어려움과 
자격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거창하고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바로 현대 민주주의 
국가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어떤 일이든 타고난 적성을 지닌 
사람들이 해야 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거창하고 어려운 그 일’을 너도나도 하겠다고 설치는 현실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타고난 적성이 없음은 물론 기본적 훈련과 준비도 안 한 사람들이 
정치지도자가 되겠단다. 어쩌다 대통령이 되고 아무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설치고 있다. 
성인이 돼 서점에 가서 책을 몇 권이나 사서 읽었을까.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반듯한 
시민교육을 받은 정치 지망생이 과연 있기나 할까. 국가와 국민에게 몸 바쳐 희생하겠다는 
결의는 보이지 않고, 대통령병에 눈이 먼 사람들의 도토리 키 재기의 추한 모습만이 
난무하고 있다. 쿠오바디스(Quo vadis)! 이 나라가 어디로 가나이까!

(출처: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