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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이라도/김동길

김정웅 2016. 2. 23. 22:43



오늘 하루만이라도 
 

어제는 가고 다시 오지 않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은 아무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건 오늘 하루뿐입니다. 인생의 모든 문제는 결국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은, <오늘>이라는 시 한 수를 이렇게 읊었습니다.

 보라, 푸르른 새 날이 밝아오누나

그대, 생각하여라 이 하루를 헛되이 보낼 것인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가 모든 인간의 가장 절실한 과제입니다. 어제 지꺼린

그 모든 거짓말을 어찌할 것입니까? 어제의 잘못을 오늘 바로잡을 길이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을 속이고 살아온 그 긴 긴 세월을 이제 와서 어떻게 할 것입니까.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어 담을 수는 없습니다. “What is done is done”입니다.

 

늘 하루만이라도 거짓말을 안 하고 살아 보겠습니다. 그런 결심을 하고 2014년 3월

25일의 새벽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아주 가까운 곳에 도사리고 앉은 ‘악마’가 나를

비웃듯이 이렇게 한 마디 쏘아 붙입니다. “너는 안 돼. 오늘까지 85년 6개월을

거짓말만 하며 살아온 네가


오늘만이라도 정직하게 살아 보겠다고? 어림도 없다.” 사람의 기를 팍 죽이는

‘악마’의 그 한 마디! 그래도 나는 오늘 하루를 정직하게 살고자 최선을 다 하렵니다.

리고 큰 사랑은 아니라도, 지극히 적은 사랑이라도, 만나는 이웃에게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실 나에게는 오늘 하루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김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