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전설에 ‘가시나무새’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새는 둥지를 나와 평생을 편히 쉬지도 못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기 위해 날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일생에 한 번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고 날카로운 가시나무 가시에 가슴을 찌르고 죽습니다. 오래 전 겨울이었습니다. 지금의 고양 시(市) 쪽으로 취재하러 갔다가 열차를 타고 신문사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내 옆자리에는 연세가 지극한 할머니께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앉아계셨습니다. 나는 목례를 하고 그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 참 있다가 “어디까지 가시느냐”며 고개를 돌렸더니 할머니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나는 할머니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무엇을 간구하시기에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시느냐?”고 물었습니다.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