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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겨울의 시 /박 노 해

김정웅 2025. 1. 31. 00:02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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