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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남매 아빠의 편지... '일곱 번의 출산', '일곱 번의 성숙'

김정웅 2024. 1. 7. 08:59

※새해부터 ‘아무튼, 봄’ 희망 편지를 연재합니다. 필자의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소망을 독자들이 공감하며 응원할 수 있는 코너입니다. 

첫 회는 지난해 강원도 춘천에서 일곱 번째 아기를 출산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전동훈(51)·류사라(44) 부부가 보내온 편지입니다.

 

지난해 9월 춘천 '칠남매감자빵' 가게에 모인 전동훈 류사라 부부와 칠남매. 앞줄 왼쪽부터 태랑, 해준, 전동훈, 류사라, 성우(아기), 수, 뒷줄 왼쪽부터 성은, 성실, 성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두려움 반, 설렘 반이 되기 마련입니다.

새해를 시작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설렘과 기대가 클 수도 
있겠으나, 또 어떤 분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도 할 것입니다. 돌아보면 저의 삶도 
두려움과 설렘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나 일곱 명의 자녀를 출산하는 일은 아내와 저에게 
일곱 번의 특별한 두려움과 설렘이었습니다. 그 일곱 번을 다 되새기자면 지면이 모자랄 
것 같아 하나로 뭉뚱그려 얘기하고 싶습니다. 일곱 번의 새로운 시작은 그때마다 
저희 부부를 ‘성숙이라는 길’로 인도해 주었습니다.

일곱 번의 새로운 시작을 굳이 비교하자면, 점점 두려움과 걱정은 작아지고, 설렘과 기대는 
커져가는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건 아마도 일곱 번의 새로운 시작을 
경험해 보니, 생각처럼 두려워했던 일이나 걱정했던 일은 많지 않았고, 기대 이상의 새로운 
경험과 그로 인한 행복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7월 일곱째 성우를 출산할 때, 노산(老産)인 아내도 걱정이었지만, 가장으로서 
한 명 더 늘어나는 식구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일곱째 출산 
소식이 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전해지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어떤 분은 “아이들 빨래는 다 어떡하냐?”며 세제를, 분유 회사에서는 분유와 이유식을 각각 
보내주셨습니다. 강원도와 춘천시의 각 기관들은 저희 가족 사업인 ‘육남매감자빵(현재는 
칠남매감자빵)’을 앞다퉈 구매해 주셨습니다. 특히 신발 회사 대표님의 장학금 1억 원 기탁 
소식은 저에게 ‘아,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많이 따뜻하구나! 그래, 이번에도 우린 잘해낼 수 
있을 거야!’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요즘 흔치 
않은 가지 많은 나무로 살아 보고 깨달은 게 있습니다. 많은 가지를 키우고 지키기 위해 
어느새 저희 부부는 뿌리 깊은 나무로,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버팀목으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그동안 우리 칠 남매의 깁스 횟수를 합하면 
두 자릿수), 치과의 단골이 되었지만, 그러는 동안 저희 부부는 어지간한 일은 웃어넘기게 
되었습니다. 기다릴 줄 알고, 참을 줄 아는 사람으로 익어간 셈입니다.

그 기다림과 신뢰와 지지는 결국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저는 우리 이웃과 사회가 ‘금쪽같은 네 
새끼’도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모두가 서로를 기다림과 신뢰와 
지지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의 개인적인 소망을 덧붙입니다. 일곱째 성우가 태어나 간판을 바꾼 
저희 감자빵집이 칠 남매와 같이 무럭무럭 커져서, 온 가족이 한자리에서 
밥 먹을 수 있는 주방 공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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