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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맨스(Bromance)의 최후

김정웅 2025. 6. 20. 00:10

 

로마 공화정 말기인 기원전 1세기 폼페이우스는 젊은 나이에 동방 원정에 나서 시리아를 
로마에 편입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폼페이우스보다 여섯 살 아래인 카이사르는 야심은 
컸으나 내세울 만한 공은 많지 않았다.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를 설득하고 최고 부호 
크라수스를 끌어들여 1차 삼두정을 탄생시켰다. 카이사르는 딸을 폼페이우스와 
결혼시키며 관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권력 의지는 충돌했으며 갈리아 
정복을 마친 카이사르가 로마로 진격하면서 전쟁이 벌어졌다. 카이사르에게 밀린 
폼페이우스는 도망치다가 이집트에서 암살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로 불리는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은 독립혁명 동지였으며 
특별히 돈독했다. 그러나 2대 대통령에 애덤스가 선출되고 제퍼슨은 부통령에 그치며 
틀어졌다. 제퍼슨은 애덤스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했다. 3대 대통령 선거는 두 사람의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얼룩졌다. 낙선한 애덤스는 제퍼슨의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고 
연을 끊었다. 정적에서 친구로 관계를 회복한 건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브로맨스(Bromance), 즉 남성 간 진한 우정과 연대를 자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가며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다. 트럼프는 취임 후 
머스크를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임명하는 등 각별히 아꼈다.

하지만 트럼프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이름 붙인 감세법안에 머스크가 
재정적자 확대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머스크의 반발엔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미쳐버렸다”고 했고, 머스크는 엡스타인 성범죄 사건에 트럼프가 연관돼 있다고 
SNS에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일 3.55% 하락한 데 이어 5일엔 14.25% 떨어졌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고 테슬라 운명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