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 50여 년 동안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성이시돌목장에서 헌신하신 아일랜드 출신 신부님입니다.
푸른 제주 들판에서 가난한 이웃과 함께 숨 쉬며 평생을 바치다시피 살아오신
분이었습니다 금발의 외국인 신부였지만 그의 삶과 마음은
이미 제주 사람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날, 신부님이 고향 아일랜드를 다녀온 뒤 제주공항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당시만 해도 외국인이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택시 기사는
신부님이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차가 출발하자 기사는 혼잣말처럼 툭 내뱉었습니다.
“어디까지 갈꺼냐? 이 새끼야…”
신부님은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기사는 더욱 대담해졌습니다.
“뭐랜 고르라, 새끼야?”
(뭐라고 말해봐라)
차 안에는 거친 말이 흘렀지만 신부님은 여전히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잠시 후, 낮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신제주까지 가자, 이 새끼야!”
그 순간, 택시 기사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외국인이라 생각했던 승객이 자신의 말을
그대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황한 기사는 얼굴이 붉어졌고 급히 사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신부님… 신제주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택시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그때 신부님은 다시 한마디를 덧붙이셨습니다.
“택시비는 받어라. 넌 땅 파서 돈 버냐?
이 새끼야…”
이 말은 단순한 흉내나 분풀이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들은 말을 그대로 돌려주되, 그 속에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따끔한 가르침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곧 제주공항을 오가는 택시 기사들 사이에 퍼졌고,
“외국인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는 작은 경계와
반성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승객을 대하는 말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말의 힘,
그리고 존중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따뜻하고도
의미 있는 일화입니다.
(받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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