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을 맞아 내려온 초등 5학년 손주에게 과거 조선시대 이야기를 해주던 중,
그거, 자기도 배웠다며, 가방에서 책을 꺼내 보여준다.
얼핏 보니, 역사교과서를 쉽게 풀이한 참고도서 같은데, 물어보니 거기 나오는
문제풀이 내용들이 시험에 자주 출제되어, 시중에서 베스트셀러라 한다.
저자를 보니 <사회 평론 역사연구소>로 되어 있기에, 뭔가 이상한
예감이 들어 곧바로 근현대사쪽을 살펴봤다.
아니나 다를까?
이승만 이후 노태우까지 보수우파 정권을 다룬 20여 페이지에 이르는 현대사
내용 중 긍정적인 부분은 박정희 때의 경제발전 관련한 달랑 2페이지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독재,부정부패, 노동운동 탄압, 광주 5.18학살,분노한
국민들의 항거...이런 내용으로 꽉채워졌다.
그 경제발전 내용마저도 그늘이 크다며, 바로 전태일과 노동탄압 내용으로
이어진 반면,정주영, 이병철, 박태준 등 산업화 주역들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줄도 없었다.
이 모든 걸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그림과 사진도 가관이다.
김대중과 김정일 사진은 중앙에 대문짝만하게 나온 반면, 박정희는
한 구석에 조폭스럽게 나온 삽화 한 컷뿐이다.
문제풀이나 퀴즈도 황당했다. 전에 어느 전교조 선생이 편향된 문제를 내서
물의를 빚었던 것이 연상되는 문제들이 수두룩했다.
반면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김대중의 햇볕정책과 문재인.김정은의 판문점
선언에 대한 찬사로 약 4페이지를 채우더니,세계가 주목하는 평화로운
촛불집회로 박대통령을 탄핵 파면시킨 후 민주주의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는 내용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내가 분노하며 살펴 보는 사이 아들과 집사람도 옆에서 지켜 보더니 아이들을
이런 식으로 교육시킬 줄은 몰랐다며 정말 큰일이라고 한마디씩 한다.
정권교체 백날해도, 이런 역사날조 카르텔들의 횡포를 그대로 둔다면, 지금 크는
아이들이 나중에 어떤 유형의 역사인식과 국가관을 가질지 뻔하다.
10~20년 후에는 지금의 40대들과 비슷하게 좌편향되고, 외눈박이 시각의
국가관을 지닌 못난이 세대로 자라날 것이다.
-권오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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