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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어르신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

김정웅 2026. 3. 27. 00:10

 

ㅇ 저녁노을

저렇게 지는 거였구나
한세상 뜨겁게 불태우다
금빛으로 저무는 거였구나
     [대상]《이생문》

ㅇ 첫사랑
 
나란히 걸었지만
손 한번 못 잡았고
까맣게 가슴 타던
첫사랑이
나도 있었다.
    《김점분》

ㅇ 무슨 소용 있나

고기는 있는데 치아가 없다.
시간은 있는데 약속이 없다.
자식은 있는데 내 곁에 없다.
추억은 있는데 기억이 없다.
[우수상] 《정남순》

ㅇ 거짓말

문안 전화 받으면서
나는 잘 있다
느거나 잘 있거라
수화기 내려놓으면서 아이고 죽것다.
  [우수상]  《전영수》

ㅇ 바지사장

나는야, 바지사장
가장이라며 폼은 잡아도
TV 리모컨은 언제나 아내 손에
       《심창섭》

ㅇ 찔레꽃 어머니

오월이면
하얗게 핀 찔레꽃
어머니가 그기 서 있는 것 같다
엄마하고 불러보지만
대답 대신 하얗게 웃는다
언제나 머리에 쓰던 하얀 수건 
엄마는 왜 맨날 수건을 쓰고 
있었을까 묻고 싶었지만
찔레꽃 향기만 쏟아진다
  [최우수상]《김명자》

ㅇ 후회

저녁 먹고 가렴
자고 가지 그러니
십수 년 전 내가 그랬듯
오늘 아들 내외는
저녁밥도 자고 가지도 않았다
산으로 가신 어머니께 너무 죄송스럽다
  [우수상]  《한상준》

ㅇ 영감생각

젊어서 그렇게 애를 먹이던 영감 때문에
철교에서 몇 번이나 뛰어내릴라 캐도
자식들 눈에 밟혀 못했다
그래도 어제 요양 병원에 가서
영감한테 뽀뽀했더니
영감이 울었다
  [우수상]  《현금옥》

ㅇ 불공평

내 집은 제멋대로
드나들면서
즈덜 집은
꼭 연락하고 오라네
자식 농사 밑졌다
     《유임순》

*책제목 : 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8500여편 중 뽑힌 일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