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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분야에서도 '혜성'은 없다

김정웅 2022. 12. 4. 16:30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1962년 서산에서 태어나 축구를 유난히 좋아한 한 소년이 있었다.

그에게 축구는 곧 그의 인생이었다. 축구공만 보면 그저 좋았고 
축구만 하면 너무나 행복했다.

늘 축구만 생각하며 살던 그는 중학교 때 춘천으로 전학을 갔고, 
춘천고를 졸업한 후 명지대에 들어가 명지대를 축구 
명문인 최정상에 올려 놓았다.

명지대 졸업 후 상무에 입대하여 2년간 복무 후 프로구단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장하며 다섯 골을 몰아친 그는 1986년 대한민국 U23 브라질 

순회 축구 대회 대표로도 뛰며 촉망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1988년 큰 부상을 당했다.

박종환 일화팀 감독은 그를 일화 천마에 입단시켰고, 2년동안 
조커로 그라운드를 누비게 했다.

그러나 또다시 부상으로 28세라는 이른 나이에 선수생활을 은퇴했다.

그는 은퇴 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용직 막노동, 헬스 트레이너,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 시설 관리 일 등 투잡 쓰리잡을 
뛰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지게를 지고 공사판 계단을 오르면서 처음에는 누가 알아볼까 봐 

내심 위축되고 창피하기도했다.

왕년에 프로선수로 뛰던 자신이 막노동판에서 일한다고 
수군대는 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남들이 하는 소리에 잠깐이나마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

태어날 때 부터 프로선수였던 것도 아닌데, 프로로 좀 뛰었다고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것이 삶에 교만하고 오만하다는 증거였다. 

왕년에 뭘 했든 그에겐 처자식 입을거리 먹을거리 챙기지 못하는 
놈팽이가 될 바에야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했다.

공사판 막노동은 그에게 삶을 성찰하고 현재의 그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궁핍한 살림 속에서도 운동과 독서만큼은 단 하루도 빼먹지 않았고, 
막노동을 나가는 날에도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 3시 반에라도 일어나 개인 운동을 했다.

두 아들이랑 운동은 같이 했지만, 축구를 강요하지 않았고, 아이들 스스로 
가르쳐 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렸다.

마음껏 뛰어놀던 아들은 축구를 택했다. 쉬운 길이 아님을 보통 각오로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재차 묻고 확인했지만, 어린 아들은 
축구 앞에서 물러날 기미가 없었다.

두 아들에게 축구훈련을 혹독하게 시키자 

사람들은 손가락질 했다.

집도 가난한 주제에 애들이랑 운동장에서 한가하게 공이나 차고 있다며, 
한심한 놈 미친놈 소리를 늘 들어야 했다.

제도권 밖에서 개인 훈련만 시키는 그에게 ‘정신 나갔다’는 
소리는 그나마 양반이었다. 

그는 선수시절 측면 공격수로 뛰는 프로선수였지만, 선수 한 명 제칠 
발기술이나 개인기를 전혀 완성시키지 못했었다.

축구를 좋아했지만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축구였고, 
스피드 하나 믿고 덤볐던 축구였다.

기본기가 없었고 그래도 성적은 내야 했기에 죽기 살기로 뛰었고, 
그러다 보니 몸은 금방 망가졌다.

그래서  ‘나처럼 하면 안 된다’ 며, 아이들에게만큼은 정반대의 
시스템을 갖추고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기/본/기/다/지/기'였다.

아이들에게 7년간은 슛팅을 전혀 못하게 하고, 기본기만 

죽어라 연습을 시켰다.

양발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 양발 연습을 시키고, 모든 생활습관도 

왼손을 먼저 사용하게 했다.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본기와 인성이기에 꾸준하고 끈질긴 노력 감사와 존중의 마음,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를 강조하며, 두 아들의 축구를 직접 지도했고, 유소년 축구 교육 센터 

‘손축구아카데미’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가 누구인가?

그는 바로 대한민국 
전 축구선수이자 축구 감독 그리고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손/웅/정' 이다. 

그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축구에 왕도란 없습니다.  
손흥민이 데뷔골을 넣었을 때 사람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라고들 

표현했습니다. 저는 그 누구도, 그 어떤 분야에서도

 '혜성은 없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혜성같이 나타난 선수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기본기가 그때, 비로소 

발현된 것일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는 또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본기이다.
축구보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어 인생을 겸손과 감사 성실함으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

축구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먼저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를 강조했다.

행복한 하루 되길 바라면서 오늘 

16강 진출을 자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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