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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하는 삶 /홍혜걸

김정웅 2023. 1. 10. 00:13

- 의사(醫師)이며, 방송인인 홍혜걸 박사가 폐암(癌) 치료차 제주(濟州)에 
내려가 기거하며 올린 페이스북 전문 (全文) 입니다. -

 

홍혜걸 박사

[ 2002년 올림픽 4강 주역인 축구선수 이며 인천팀 감독인 유상철 님이 작년에 
49세 로 췌장암으로 숨졌습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많은 사람 들을 
한껏 행복하게 해준 분 이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細胞)도 늙고 손상(損傷) 
받기 때문입니다.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중 
1명이 일생에 한번은 암(癌)에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암(癌)도 운(運) 입니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무작위로 생깁니다. 수년전 존스 
홉킨스대에서 수리(數理) 모델을 이용한 연구 결과 입니다. 

유상철님의 췌장암(膵臟癌)이 그가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서 혹은 부모로 
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 받아서가 아니란 뜻입니다.

의술에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립니다. 한분은 혈액종양 내과 의사인데 
백혈병(白血病)에 걸리셨고, 다른 한분은 방광암(膀胱癌)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 보러 깨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좌측폐(肺)에 1.9cm의 간 음영이 있습니다. 꽤 큽니다. 조직검사하면 
백발 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습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 입니다. 제가 제주에 내려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암은 동일 부위 같은 병이라도 예후(豫後)가 모두 다릅니다. 암세포가 지닌 
돌연 변이(突然變異) 유전자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1기 암이라도 증식이 빠르고 전이(轉移)등 침습이 강하면 
수술(手術) 받아도 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듣던 항암제가 오늘 안 듣는 이유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몸속에서 암이 생깁니다. 수십조나 되는 세포들이 한두 달 주기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닙니다. 면역(免疫)력이 암세포증식(增殖)을 어느 정도 
억제(抑制)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免役)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攝生)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나쁜 걸 하지 않는 겁니다. 

마음의 평화(平和)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로(過勞)와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 뜨리고 염증(炎症)을 증가 시킵니다.

저도 처음 진단 받은 후 많은 걸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을 받아야할 것입니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경우든 제 선택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희망적(希望的)인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 병원장을 지내신 한만청 선생님입니다. 
직경 14cm 간암(肝癌)이 폐로도 전이돼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97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올해 88세 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십니다.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겁니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 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 받습니다. 

'감사하고',  '행복해 하고',  '조심 하자'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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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걸박사(67년생)는 배우 처럼 잘 생긴 용모(容貌)에 부부가 서울의대를 나오고 
모든 축복(祝福)을 두루 구비 한 분으로 보기만 해도 유쾌 하고 기분이 
좋은 분인데, 참으로 인생이란 헤아리기 어렵다.

건강(健康)하게 사는 것이 위대(偉大)한 일이고, 생존 (生存) 한다는 것은 지뢰밭 
처럼 예측(豫測)할 수도 없으며 위험성(危險性)이 도처에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본다. 

아프지 마시고 항상 건강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