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의 철학 강의를 요약
"정의란 무엇인가"는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의 명강의를 바탕으로 집필된 책으로,
우리 사회에서 정의와 공정함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지는 철학적 고전입니다.
한국에서도 수많은 독자들이 접했지만, 실제로 이 책의 핵심 철학적 논점을 깊이 이해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 글은 샌델의 주요 철학과 딜레마 사례들을
블로그 독자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요약·정리한 내용입니다.
1. 트롤리 딜레마로 시작되는 정의의 문제
책은 유명한 철학적 사고실험인 ‘트롤리 딜레마’로 시작합니다. 선로 위 다섯 명과 한 명의
생명 중, 핸들을 돌려 희생자를 바꾸는 것이 정의로운가? 같은 논리를 기반으로 또 다른
딜레마(육교 위에서 한 사람을 밀어 다섯 명을 살릴 것인가)가 이어지며, 인간의
도덕 판단 기준이 얼마나 복잡하고 갈등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샌델은 이를 통해 정의론을 세 가지 원칙으로 구분합니다:
행복의 극대화 (공리주의)
자유의 존중 (자유지상주의)
미덕의 실현 (공동선 추구)
2. 공리주의 –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견해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합니다. 샌델은 벤담의 예를 들어, 거리에서
거지 한 명이 있는 것이 전체 사회에 고통을 준다는 이유로 구빈원에 강제 수용하는
것이 공리주의적 판단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무시할
위험이 있으며, 고문, 인체실험, 희생자의 강제 헌신도 정당화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JS 밀은 공리주의를 인간의 존엄성과 결합하려 했지만, “만족한 돼지보다 만족하지
못한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은 공리주의를 벗어난 철학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샌델은 비판합니다.
3. 자유지상주의 – 밀턴 프리드먼과 로버트 노직
자유지상주의는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선택과 재산권을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 국민연금 강제징수 반대, 최저임금제 반대, 소득세 반대 등의 입장은 모두 이 자유
절대주의에 기반합니다. 로버트 노직은 마이클 조던의 소득세 부과조차 그의 시간과
자유에 대한 국가의 침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소득세 = 노동의 강제 = 노예제’라는
극단적인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샌델은 이를 비판하기 위해 다음 두 사례를 소개합니다:
장기 매매가 자유로운 사회
자발적 식인계약(실제 독일 사례)
두 사람 모두 자발적으로 계약했다면 법적으로 문제없어야 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 사회가 비도덕적임을 느낍니다.
4. 칸트 –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칸트는 공리주의를 비판하며, 도덕은 쾌락이나 결과가 아니라 ‘의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자기 스스로에게 법칙을 부여하고,
그 법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도덕적으로 자율적인 존재입니다.
칸트의 대표적 개념: 정언 명령 (조건 없는 도덕법칙) 예) 어린아이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 이유가 “옳기 때문에”라면 도덕적인 행동.
5. 존 롤스 – 무지의 장막과 정의로운 사회
롤스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선 ‘무지의 장막’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의 출신,
계층, 능력을 모르는 상태에서 공정한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는 상상 실험입니다.
롤스는 다음 두 원칙을 제시합니다:
평등의 원칙: 기본 자유는 모두에게 동등해야 한다.
차등의 원칙: 불평등은 가장 불리한 자에게 이익이 되는 조건 하에서만 허용된다.
6. 미덕을 중심으로 한 정의 – 마이클 샌델의 입장
샌델은 정의로운 사회는 공동선을 추구하고 미덕을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히 중립을 지키는 자유주의적 입장을 넘어, 사회가 ‘무엇이 좋은 삶인가’를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을 계승하며, 로버트 케네디와 오바마 같은 정치인이
이 같은 철학을 현실에서 구현하려 했음을 언급합니다.
마무리하며
《정의란 무엇인가》는 단순히 철학 이론서가 아닙니다. 각자의 삶과 사회가 직면한 도덕적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던지게 만드는 책입니다. 우리 사회가 공동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려면, 정의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필수적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