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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의 목표(目標) /이해인

김정웅 2023. 12. 8. 09:15

이해인 수녀

 

인생의 
7할(割)을 넘게 걸어왔고
앞으로의 삶이
3할도 채 안 남은 지금...

​내 남은 
생(生)의 목표(目標)가 있다면
그것은 건강(健康)한
노인(老人)이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늘어나는
검버섯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옷을 깔끔하게 입고
남의 손 빌리지 않고 내 손으로
검약(儉約)한 밥상을 차려 먹겠다.

​눈은 어두워져 잘 안보이겠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협(偏狹)한 삶을 살지는 않겠다.

​약(弱)해진 청력(聽力)으로 
잘 듣진 못하겠지만
항상(恒常) 귀를 열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따뜻한 사람이 되겠다.

​성한 이가 없어 잘 씹지 못하겠지만,
꼭 필요(必要)한 때만 입을 열어
상처(傷處) 주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겠다.

​다리가 아파 잘 못 걸어도
느린 걸음으로
많은 곳을 여행(旅行)하며
여행지(旅行地) 에서 만난
좋은 것들과
좋은 사람들에게
배운 것을 실천(實踐) 하는 
여유(餘裕)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

​어린 시절(時節) 부터 줄곧 들어온
"무엇이 되고 싶냐" 는 질문(質問)에
이제 '건강(建康)한 노인(老人)이라고 답한다.

​나이가 들면
건강(健康)한 사람이 
가장 부자(富者)요.

​건강(建康)한 사람이 
가장 행복(幸福) 한 사람이요.

​건강(建康)한 사람이 
가장 성공(成功)한 사람이며

​건강(建康)한 사람이
가장 잘 살아온 사람이다...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