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미소

김정웅 2023. 8. 25. 09:09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antoine marie-roger 
de saint -exupery : 1900-1944)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전투기 
조종사로 전투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당시 체험을 바탕으로 한 '미소(le sourire)'라는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그 소설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난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다음 날 
처형될 것이 분명하였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한 개피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겨우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에게 모든것을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창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으나 나에게 곁눈질도 주지 않았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나와 눈을 마주치려고 할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인가?. 

​나는 그를 불렀다. 그리고는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 주십시오."하고 말했다. 

​간수는 나를 쳐다보고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 주려 하였다. 

​성냥을 켜는 사이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무심코 
그에게 미소를 지워보였다. 

​내가 미소를 짓는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불꽃이 점화된 것이다 ! 

나의 미소가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미소를 
머금게 했던 것이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준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가 단지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인간임을 깨달았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도 그러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구말구요." 

​나는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기 아이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등을 애기했다.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과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나를 밖으로 끌어내었다. 말없이 함께 
감옥을 빠져나와 뒷길로 해서 마을 밖에까지 
그는 나를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는 한 마디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뒤 돌아 
서서 마을로 급히 가버렸다.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준 것이었다. 

웃으며 쳐다보는 하늘은 언제나 찬란하고 
들풀마저 싱그러움을 더해줍니다. 

웃음 가득한 얼굴의 사람을 만나면 즐거움이 더해지고,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살맛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양념이 
웃음인가 생각합니다. 

메마른 삶이라 짜증날 때 마다 한번 크게 웃으며 
마음을 다시 다잡아 봅시다. 

 

ㅡ 생떽쥐베리의 '미소' 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