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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이 만난 사람] “그때 왜 나라 뺏겼는지 처절히 돌아봐야”

김정웅 2023. 5. 26. 00:14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스님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壁隙風動),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침범해요(心隙魔侵). 틈이 무엇인고 하니 분열이라.”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27일)을 앞두고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이 
한국 사회에 죽비를 내렸다. 

지난 11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만난 성파 스님은 “정치권도 국민도 조금의 양보도 
없이 자기만 옳다 우기며 싸우고 있다”며, “맹수들이 사방에서 노리는 지금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란데 갈수록 분열만 깊어져 걱정”이라고 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언제까지 과거에 매달려 친일, 친일 할 건가. 그때 왜 나라를 
빼앗겼는지 처절히 돌아보고 이를 거울삼아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에서는 옻칠 민화와 ‘16만 도자(陶磁) 대장경’을 만든 예술가로, 버려진 장독 
5000개를 모아 전통 방식으로 된장 간장을 담는 기인으로 이름난 

성파 스님은, 정치나 시국에 관해서는 “나는 아는 게 없다”며 

말을 삼가 온 대표적 선승(禪僧)이다. 

작년 3월 종정으로 추대됐을 때도 사전에 준비한 원고는 “올라오는 동안 싹 잊어버렸다”며 
즉석에서 법문을 하는 파격으로 화제가 됐다. 스님은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대담집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샘터)를 출간했다.(중략)

☞성파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으로, 1939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22세에 경남 양산 
통도사로 출가해 주지와 방장을 지내며 개산대제 개최, 성보박물관 건립 등 
불보사찰의 격을 높였다. 도자, 민화에도 뛰어난 예술 승려로 16만 

도자대장경과 이를 모신 장경각, 옻칠 자개로 구현해 

수중 전시하는 반구대 암각화는 
통도사의 명물이 됐다.

(출처: 조선일보)